마이크로소프트 3분 소요

AI로 돈 버는 MS, 스크래핑은 왜 ‘노동 절도’라는 질문이 됐나

핵심 요약

  • AI 제품을 판매하면서 학습 데이터 수집 방식에는 문제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 스크래핑 논쟁에서는 콘텐츠를 공개하는 것과 재사용을 허락하는 것을 구분해야 합니다.
  • 법원 제출 문서에 등장하는 발언은 회사의 공식 입장이나 법원의 판단과 다릅니다.
  • 기업의 태도를 평가하려면 발언과 함께 데이터 확보 방식과 보상 조건을 봐야 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Copilot 같은 AI 제품을 사업으로 키워왔습니다. 그런데 이 회사의 임원이 AI 스크래핑을 ‘역사상 최대의 노동 절도’라고 불렀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AI로 돈을 버는 회사 안에서 이런 말이 나왔다면, 수익의 바탕이 된 콘텐츠를 어떻게 대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쓴 글이나 만든 이미지가 AI의 재료가 된다면, 그 가치는 누구에게 돌아가야 할까요?

스크래핑으로 모은 데이터에도 누군가의 노동이 들어 있습니다

스크래핑은 프로그램으로 웹페이지의 내용을 자동 수집하는 작업입니다. 이렇게 모은 콘텐츠를 정리하고 가공하면 AI 학습 데이터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수집하는 쪽에서는 텍스트와 이미지를 모은 데이터로 보겠지만, 제작자에게는 시간을 들여 만든 결과물입니다. 글 하나에도 취재하고 설명하는 수고가 들어가고, 그림에도 그리는 사람의 시간이 듭니다. 같은 콘텐츠를 보면서도 한쪽은 데이터에, 다른 쪽은 노동에 무게를 두는 셈입니다.

‘노동 절도’라는 표현에는 이런 차이가 담겨 있습니다. 콘텐츠를 상업용 AI의 성능을 높이는 데 쓴다면, 제작자가 사용 여부를 결정하거나 그 대가를 받을 수 있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입니다.

다만 공개된 콘텐츠라고 해서 모든 재사용 조건까지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누구나 읽을 수 있도록 올렸다고 해서 어떤 방식으로든 활용해도 좋다고 허락한 것인지는 따로 따져야 합니다.

AI로 돈을 벌면서 수집 방식을 비판할 수 있을까요?

AI 제품의 가치를 인정한다고 해서 학습 재료를 확보하는 모든 방식에 동의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품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와 데이터를 어떻게 모아야 하느냐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은 AI 서비스에 투자하면서도 특정 콘텐츠를 쓰려면 계약을 맺어야 한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직원도 제품 개발에는 찬성하되 무단 수집에는 반대할 수 있습니다. 이런 입장만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갈등이 생기는 지점은 비용과 수익의 배분입니다. AI 기업은 모델을 개발하고 서비스를 운영하는 데 돈을 씁니다. 콘텐츠 제작자 역시 학습 재료가 되는 콘텐츠를 만드는 데 비용을 들입니다. 양쪽이 들인 비용과 기여를 어떤 거래 조건에 담을지가 어렵습니다.

저는 이 논란에서 “AI를 지지하느냐”보다 사업에서 무엇을 바꿀지가 더 궁금합니다. “수집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면, 사업에서는 어떤 조건을 바꿀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고 봅니다.

가림 처리가 풀린 법원 문서, 어디까지 읽어야 할까요?

먼저 발언이 실제로 있었는지, 어떤 맥락에서 나왔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특정 MS 임원이 정확히 어떤 표현을 썼고 무엇을 두고 한 말인지에 따라 해석이 달라집니다. 그 발언을 곧바로 마이크로소프트의 공식 입장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법원에 제출된 문서의 가림 처리가 풀리면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대화나 표현이 드러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서의 공개만으로 법원이 그 안에 담긴 주장을 인정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발언자가 특정 수집 행위를 비판했는지, 업계 관행 전체를 두고 말했는지도 구분해야 합니다. ‘절도’라는 강한 표현을 썼다고 해서 그 자체로 저작권 침해가 확정됐다는 뜻은 아닙니다.

내부 발언을 보면 조직 안에서 무엇을 문제로 여겼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생각이 실제 사업 결정에 얼마나 반영됐는지는 별도로 살펴야 합니다.

기업의 태도는 계약과 제품을 봐야 알 수 있습니다

기업의 태도를 평가하려면 강한 발언을 한 뒤에 어떻게 행동했는지 봐야 합니다. 어떤 데이터를 계약으로 확보하고, 제작자에게 사용 여부를 결정할 권한을 주는지 살펴야 합니다. 대가를 어떤 조건으로 지급하는지도 중요합니다.

가령 콘텐츠 제공 계약을 맺었다면 계약이 있다는 사실에 더해 어디까지 적용되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일부 콘텐츠의 사용에 합의했다고 해서 다른 콘텐츠의 사용 조건까지 알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서비스가 독자를 원문으로 보내는지, 원문을 읽을 필요를 줄이는지도 따져볼 문제입니다. 원문을 덜 읽게 되는 경우라면 제작자는 콘텐츠 사용 대가뿐 아니라 방문자가 줄어들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MS 같은 AI 기업이 내부에서 느끼는 우려와 실제 사업 전략이 얼마나 다른지도 이런 점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기업이 그 우려를 받아들여 데이터 확보 방식과 제품 설계를 바꿔야 발언이 사업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습니다.

AI의 가치를 만드는 데는 모델을 개발하는 기술뿐 아니라 학습 재료를 만든 사람의 작업도 들어갑니다. ‘노동 절도’라는 표현은 그 기여를 어떤 조건으로 인정하고 누구에게 대가를 줄 것인지 묻습니다. AI가 더 많은 일을 대신하게 될수록, 그 능력의 바탕을 만든 사람에게 돌아갈 몫도 함께 따져야 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생성형AI 저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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