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허브를 떠나는 개발자들, 그들은 어디로 향하는가
개발자들이 조용히 짐을 싸고 있습니다. 십수 년간 세계의 코드가 모이던 GitHub를 떠나서요. 왜 하필 지금일까요. 그리고 이들이 향하는 Codeberg와 셀프호스팅은 대체 무엇일까요. 오늘은 이 ‘탈GitHub’ 움직임의 진짜 속내를 들여다보겠습니다.
먼저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이 주제는 지난 한 달간 커뮤니티에서 폭발적으로 논의된 ‘핫한 이슈’는 아닙니다. 오히려 몇 년에 걸쳐 서서히 끓어오른 흐름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오늘 글은 최신 속보보다는, 왜 이 물결이 계속되는지 그 구조를 짚어보는 데 초점을 맞추겠습니다.
왜 지금, 왜 GitHub인가
GitHub는 오래도록 개발자들의 ‘기본값’이었습니다. 코드를 올리고, 협업하고, 이력서 대신 프로필을 보여주는 곳. 그런데 2018년 마이크로소프트가 GitHub를 인수하면서 분위기가 미묘하게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핵심은 신뢰입니다. 오픈소스 개발자들은 자유와 독립을 중시하는 사람들인데요.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 기업이 세계 최대의 코드 저장소를 소유하게 된 상황이 마냥 편할 리 없습니다. 한 곳에 모든 것이 몰려 있다는 것은, 그 한 곳이 마음을 바꾸면 모두가 휘둘린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두 가지 사건이 기름을 부었습니다. 하나는 Copilot으로 대표되는 AI 학습 논란이고, 다른 하나는 플랫폼 종속에 대한 오래된 공포입니다.
방아쇠를 당긴 것: 내 코드가 AI를 학습시킨다
가장 뜨거운 쟁점은 AI입니다. GitHub Copilot은 공개된 코드를 학습해 개발자에게 코드를 자동 완성해주는 도구인데요. 문제는 그 ‘공개된 코드’가 바로 개발자들이 올린 오픈소스 프로젝트라는 점입니다.
많은 개발자가 이렇게 느꼈습니다. “내가 무료로 공개한 코드로 대기업이 유료 상품을 만들었다"라고요. 라이선스 문제도 얽혀 있습니다. 오픈소스 라이선스는 대개 ‘출처를 밝히라’거나 ‘같은 조건으로 공유하라’는 조건을 답니다. 그런데 AI가 학습한 결과물에는 그 출처가 남지 않습니다. 저작자 표시가 증발하는 셈이죠.
여기서 감정적 배신감이 생깁니다. 커뮤니티 정신으로 기여한 결과물이 동의 없이 상업적 AI의 연료가 됐다는 감각. 이것이 “다른 곳으로 옮기자"는 결심의 방아쇠가 됐습니다.
대안 1: Codeberg, 비영리가 운영하는 코드 광장
첫 번째 탈출구는 Codeberg입니다. 독일에 등록된 비영리 협회가 운영하는 코드 호스팅 서비스인데요. 핵심은 ‘영리 기업이 아니다’라는 점입니다.
Codeberg는 광고를 붙이지 않습니다. 사용자 데이터로 장사하지 않습니다. AI 학습을 위해 코드를 넘기지도 않습니다. 회비와 기부로 운영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GitHub가 ‘무료지만 당신이 상품’인 모델이라면, Codeberg는 ‘회원이 함께 소유하는 도서관’에 가깝습니다.
물론 한계도 분명합니다. GitHub만큼의 방대한 사용자 풀, CI/CD 자동화 생태계, 촘촘한 서드파티 연동은 아직입니다. 규모의 경제에서 오는 편리함은 대기업을 이기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Codeberg를 선택하는 건 ‘편리함’보다 ‘가치관’에 표를 던지는 행위에 가깝습니다.
대안 2: Forgejo, 내 서버에 직접 차리는 GitHub
두 번째 흐름은 아예 셀프호스팅입니다. 남의 서버에 얹혀 사는 대신, 내 서버에 직접 코드 저장소를 차리는 것이죠. 여기서 등장하는 주인공이 Forgejo입니다.
Forgejo는 Gitea라는 오픈소스 프로젝트에서 갈라져 나온(포크된) 소프트웨어입니다. Gitea가 상업화 방향으로 기울자, 커뮤니티 중심 운영을 원한 개발자들이 별도로 만든 것이 Forgejo인데요. Codeberg가 바로 이 Forgejo를 기반으로 돌아갑니다. 두 흐름이 사실상 한 뿌리인 셈입니다.
셀프호스팅의 매력은 완전한 통제권입니다. 내 코드가 어디에 저장될지, 누가 접근할지, 어떤 정책을 따를지 전부 내가 정합니다. 어느 날 플랫폼이 요금제를 바꾸거나 기능을 없애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반면 대가도 있습니다. 서버 관리, 백업, 보안, 업데이트를 전부 스스로 책임져야 합니다. 자유에는 늘 노동이 따라옵니다.
이 운동의 진짜 동력은 ‘분산’이라는 철학
여기까지 보면 하나의 그림이 그려집니다. 이 움직임의 본질은 단순한 ‘서비스 갈아타기’가 아닙니다. 탈중앙화라는 철학의 부활입니다.
인터넷 초창기, 코드는 여러 서버에 흩어져 있었습니다. Git이라는 도구 자체가 원래 ‘중앙 서버 없이도 협업하라’고 만들어진 분산형 시스템입니다. 그런데 GitHub가 등장하면서 역설적으로 모든 것이 한곳에 모였습니다. 지금의 탈GitHub 운동은 그 집중을 다시 흩어놓으려는 시도입니다.
다만 현실적으로 봐야 할 부분도 있습니다. 이 흐름은 전체 개발자 중 소수, 그것도 가치관이 뚜렷한 오픈소스 진영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기업과 개발자에게 GitHub는 여전히 압도적인 표준입니다. 편리함과 생태계라는 무기는 강력하니까요. 그래서 이건 ‘대탈출’이라기보다, 조용하지만 꾸준한 ‘이탈의 물결’이라고 부르는 편이 정확합니다.
정리하면, 개발자들이 GitHub를 떠나는 이유는 기능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통제권과 신뢰, 그리고 내 코드의 운명을 스스로 쥐고 싶다는 열망 때문입니다. 여러분의 코드는 지금 누구의 서버에 놓여 있나요. 그리고 그 사실을 한 번이라도 진지하게 고민해본 적이 있으신가요. 어쩌면 그 질문이 이 운동의 시작점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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